수녀님께
게으름의 찬양받아서 잘 읽고 고맙다는 엽서띄웠는데요
지난 4월과 5월은 동분서주했습니다
내일부터 여름철 안거에 들어가기 때문에 비로소 한적을 되찾게 됐어요
우리 만난지 오래 됐어요
기회 됐을 때 한번 다녀 가세요
언니 수녀님도 건강하신지요
불일의 뜰에도 지금 보랏빛 오동꽃 향기가 진동하고 후박도 정결하고 기품있는
속뜰을 열어 보입니다
아까부터 뒷숲에서도 뻐꾸기가 자지러지게 울어 댑니다
모처럼 한가를 누립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좋은 날 이루세요
5월 22일 불일에서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