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겨울이 오면 봄도 또한 멀지 않다고 하더니,
이제 겨울의 자리에 봄이 움트려고 한다.
지난밤에도 바람기 없이 비가 내렸다.
겨우내 까칠까칠 메마른 바람만 불다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비소리를 들으면
내 속뜰도 촉촉이 젖어드는 것 같다.
아침에는 온 산에 안개가 자욱이 서렸다.
안개로 가려진 숲은 살아 있는 진경산수眞景山水.
한동안 막혔던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산에서 우는 작은 새는 산이 좋아 산에서 사는가.
침묵의 숲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 산방한담 <차지하는 것과 바라보는 것>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