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무소유’를 실천하며 우리 시대 참스승으로 깊은 울림을 주었던 법정스님 열반 10주기를 되새기는 자리가 다채롭다. 추모 법회, 음악회, 사진전, 낭독회 등 맑고 향기로운 가르침을 일러준 법정스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탁해진 마음을 새로 밝히는 자리다.
서울 길상사는 2월19일 오전11시 설법전에서 ‘법정스님 입적 10주기 추모 법회’를 봉행한다. “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 주기 바란다”는 스님의 생전 가르침에 따라 간소하게 마련됐다. 명종, 개회사, 삼귀의, 반야심경, 종사영반(영단삼배, 헌향, 헌다, 헌공, 헌화), 길상사 주지 덕일스님 인사말, 법정스님 영상 법문 등으로 소박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법정스님이 우리에게 남긴 가르침을 다시 되새기는 특별 좌담도 마련됐다. 길상사와 ‘맑고향기롭게’는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간 마지막주 일요일(4월은 셋째주) 오전11시 ‘법정, 나를 물들이다’를 주제로 경내 설법전에서 명사 초청 좌담을 개최한다.
변택주 작가,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 등이 강연자로 나서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가르침을 되새긴다.
음악과 함께 스님을 추모하는 시간도 준비됐다. 3월8일 오후1시30분 경내 설법전에서는 ‘법정 스님을 그리는 맑고 향기로운 음악회-무소유를 읽다’가 펼쳐진다. 스님의 저서 <무소유>를 함께 읽고 나누며 그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함이다. 정호승 시인을 비롯해 김선우 소설가, 이계진 전 아나운서, 변택주 작가, 정인성 시낭송전문가, 김현성 음유시인, 가수 박창근 등이 함께한다.
스님 추모 행사가 열리는 2월18일부터 3월11일까지 길상사 내 길상선원에서는 스님의 생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전이 마련된다. ‘비구 법정(比丘 法頂) 사진전’을 주제로 불일암과 길상사에서의 법정스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생전 스님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 이종승, 유동영 작가의 작품이다.
한편 법정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1956년 효봉스님을 은사로 출가사문의 길에 들어섰다. <불교사전> 편찬작업을 시작으로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불교신문 논설위원과 주필 등을 지냈고 1972년 첫 에세이집 <영혼의 모음>을 시작으로 <무소유> 등 30여 권의 저서를 펴내며 불교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길상사와 송광사 불일암에서 수행정진하는 동시에 시민운동단체 ‘맑고향기롭게’를 만들어 대중에게 큰 울림을 줬다. 2010년 3월11일(음력 1월26일) 길상사에서 법납 56년, 세수 79세로 입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