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를 한평생 실천하고 가르친 법정스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올해로 10주년이 됐는데요.
종교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맑고 향기로운 가르침을 전했던 법정스님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사연들을 통해 스님의 또 다른 면모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전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스님이 전하는 법정스님 이야기, 권송희 기자가 소개합니다.
맑고 향기로운 삶을 실천했던 법정스님이 원적에 든지 어느덧 10년.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사진과 영상 속 스님의 모습에서는 종교를 뛰어넘어 한평생 비우고 나눈 삶의 향기가 오롯이 묻어납니다.
전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스님은 BBS불교방송 '뉴스와 사람들'에 출연해, 법정스님과의 50여 년에 걸친 인연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혜총스님 (전 조계종 포교원장, 부산 감로사 주지): “그분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개개인이 불성이 있다는 것은 확실히 믿으셨고, 두 번째는 확실한 신심이 있으셨어요. 그리고 세 번째는 거기에 걸맞게 수행을 하셨고”
혜총스님은 출가부터 열반까지 함께 나눈 추억의 자락 곳곳에서 법정스님을 떠올렸습니다.
1960년대, 법정스님이 한국불교의 중흥과 역경 사업을 통해 부처님의 정법을 널리 펼 수 있었던 데는, 스님과 교류했던 선지식과 도반들이 원동력이 됐다고 기억했습니다.
혜총스님 (전 조계종 포교원장, 부산 감로사 주지): 율이 살아있을 때 불교가 살아있고, 계율이 죽었을 때 불교가 죽는다는 철두철미한 사상을 가지고 계시는, 자운스님을 만난 것이 큰 서로의 도움이 되지 않았겠는가.”
특히, 혜총스님은 BBS불교방송 TV에서 방송한 법문을 책으로 엮은 첫 번째 에세이집 ’꽃도 너를 사랑하느냐’의 추천사를 법정스님이 써줬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혜총스님 (전 조계종 포교원장, 부산 감로사 주지): “법정스님께서 나한테 글을 써주시면서 써달라는 사람이 많았지만 한 번도 쓴 적이 없고, ‘혜총이 너로서 끝이고 마지막이다’ 면서 추천서를 써 주신 거예요. 아주 귀한 겁니다.”
스님의 정신을 기리는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는 법정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아, 생전 스님의 글과 금강경을 한지에 옮긴 전시회를 오는 5월 27일부터 서울 길상사에서 열 예정입니다.
갈등과 대립, 혼란이 끊이지 않는 이 시대, 엄격한 수행자로 또 청빈한 삶으로 한없이 자신을 낮췄던 스님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혜총스님 (전 조계종 포교원장, 부산 감로사 주지):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하다.”
BBS 뉴스 권송희입니다.
(영상취재=장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