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길상사, 맑고 향기로운 설경과 함께 하다
- 기자명 김호준 기자
- 입력 2021.01.18 13:45
- 수정 2021.01.2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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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수도권에 제법 내린 눈은 한겨울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법정스님의 숨결이 남아있는 서울 길상사에도 은빛 설경이 펼쳐졌는데요.날씨가 빚어낸 아름다운 경치는 코로나19로 지친 모든 이들의 마음을 감싸줍니다.김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터 >서울 북악산 자락인 길상사에 눈이 소복소복 쌓입니다.두 세기를 훌쩍 넘긴 느티나무의 나뭇가지마다 새하얀 눈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났습니다.사찰 경내 가로지른 작은 계곡에는 말라버린 물 대신 눈길이 뚜렷이 생겼습니다.조심스레 눈 밟는 소리는 겨울만의 정취를 더해줍니다. [효과음] "뽀드득 뽀드득"은빛 설경을 지켜보던 관세음보살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습니다.도심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이 같은 풍경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선물과도 같습니다.마음이 이끄는 대로 찾아온 사찰.하늘에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 줄기를 바라보며 준비해 온 차를 친구와 나눠마시다보면 즐거움이 샘솟아납니다.[신은정 / 서울 동대문구] "가을에 처음 와 봤거든요 서울 살면서 가을에 이렇게 예쁜데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아서 오늘 마침 시간돼서 겨울에 눈도 내렸는데 한번 다시 가보자 해서 왔어요. 눈이 내리네 ~"마냥 보기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한켠에서는 미끄러져 다칠세라 눈을 치우는 손길도 분주합니다.[김완배 / 서울 길상사 관리장] "예전에는 눈을 다 치우셨나봐요. 신도분들이 너무 많이 치우니까 조금만 설경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길 정도만 치우라고 말씀하십니다 주지스님께서."법정스님의 자취가 남아있는 길상사는 눈과 인연이 깊습니다.길상사를 보시한 공덕주 길상화 보살의 유해는 첫눈 오는 날 사찰 뒤 언덕에 뿌려져 시인 백석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남겼습니다.법정스님도 생전에 눈을 그리워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한 시인은 스님이 병상에서 "강원도 눈 쌓인 산이 보고 싶다"고 했던 말을 스님이 입적한 뒤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코로나19 사태로 힘들고 어려운 세상을 잠시 덮어버린 순백의 사찰은 한 겨울에 위안과 휴식을 주고 있습니다.BBS NEWS 김호준입니다.영상 취재 최동경 출처 : BBS NEWS(https://news.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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