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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07-06

    [불교신문] “법정스님의 숨결 담긴 대장경의 진수” - 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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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숨결 담긴 대장경의 진수”

  • BOOK
  • 입력 2021.03.12 10:54
  • 호수 3657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불교성전


불교성전편찬회 지음/ 동국역경원
동국역경원 ‘불교성전’
1972년 초판 나온 이래
50년 만에 개정판 출간

“부처님 가르침 보다 쉽고
간결하게 전달되길 기대”

불자들에게는 신앙과 수행의 길라잡이로, 일반인들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불교 입문서가 되어 온 동국역경원의 <불교성전>이 최근 재개정판으로 출간됐다. 법정스님의 편찬으로 1972년 11월 초판이 발간된 이후, 지금까지 총 80쇄를 펴낸 스테디셀러가 50년 만에 새 옷을 입어 주목된다.

새로 출간된 <불교성전>은 2000년 3월 개정판에서도 반영되지 못했던 문장의 현대화, 즉 자연스러운 한글 문장으로의 전환에 주력했다. 최초 편찬자인 법정스님의 문장을 최대한 살리되, 의미를 보다 명료하게 보완하고, 한글 문장 구조에 익숙하도록 다듬었다. 초판 발행 후 50년 동안 축척된 경전 번역 역량을 반영한 것이다.

종단과 학계, 출판계의 여러 번역본을 참조해 누구라도 더 쉽게 부처님 말씀을 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글본’을 지향한 이번 <불교성전>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제자이자 국문학자인 윤재웅 동국대 국어교육학과 교수가 윤문했다. 윤재웅 교수는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으로 어려운 한자어나 불교용어를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내고, 경전 원본에는 있었으나 기존 불교성전에 누락된 내용을 대조 후 찾아내 보완했다. 그리고 부처님의 생애나 부처님의 설법, 제자들과의 문답 등 전편에서 간결하게 처리된 부분들을 보완해 이해가 쉽도록 재구성했다. 특히 부처님의 출가와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인간적 면모로 접근하면서 독자들이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보완해 ‘읽는 재미’를 보강했다. 또한 <불교성전> 현대화라는 출간 의의에 맞춰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의 제언과 감수로 최근 학계의 흐름을 따라 산스크리트어, 빨리어 발음은 범례를 정하고, 가능한 원음에 가까운 소리로 한글 표기 했다.


동국역경원이 50년 만에 재개정판 '불교성전'을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3월4일 동국대 서울캠퍼스 정각원 법당에서 열린 '불교성전' 봉정식.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시기는 4세기경 중국을 통해서였다. 때문에 경전은 한문으로 돼있었고, 한문으로 된 불경(佛經)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경전을 번역하는 일은 전문 학자들의 몫이었다. 1962년 불교계에서는 대장경 한글화에 대한 논의가 되기 시작했고, 1964년 종립 동국대에 부설기관으로 동국역경원이 설립됐다. 동국역경원은 <한글대장경> 발간을 목표로 ‘대장경 한글 번역’이라는 대작불사에 들어갔다. 당시 총무원장 청담스님을 간행위원장으로 운허스님, 법정스님, 월운스님, 월주스님 등과 불교학자들이 대거 참여한 <불교성전>은 그 대작불사의 연장선에서 1972년 선보이게 됐다. 특히 법정스님은 당시 <불교성전>을 어려운 교리 나열에서 탈피, 읽어서 생활의 지혜와 교훈이 될 수 있는 설법을 중심으로 엮어 현대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 또 올바르고 전체적인 불교를 이해시키고자 어떤 종파에 치우치거나 구애됨 없이 통불교적인 입장을 지켰다. 불교의 기본 정신인 지계·선정·지혜를 날줄로, 수행의 단계인 믿음(信)과 이해(解)와 행동(行)과 깨달음(證 )을 씨줄로 엮으면서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를 내세웠다. 윤재웅 교수는 “새 <불교성전>은 온전한 한글 <불교성전>을 위한 디딤돌”이라며 “아름답고 완전한 한글 <불교성전>의 탄생을 위해서는 여러 선지식이 뜻을 함께 모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대한 성인의 말씀이, 인류의 영원한 스승님의 말씀이, 보다 쉽고 간결하고 감동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부처님 전에 엎드려 발원한다”고 의미를 전했다.

한편 동국대 출판문화원은 교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불교학 정통수업의 교재인 <불교학 개론>을 현대에 맞게 개선한 <불교입문>을 최근 출간했다. 기본적으로 부처님의 일생과 함께 불교의 철학과 사상을 담았다. 동국대 불교대학 교수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해 최신 불교학 연구 성과를 반영하며 오래된 내용을 바로 잡고, 복잡하고 어려운 교리적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특히 한자 위주의 어투를 최대한 한글화하고, 산스크리트어와 빨리어 용어의 한글표기를 현재 사용되는 표기 형태로 수정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총 100여 장의 다양한 자료사진을 본문에 넣었다. 인도 불교유적과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아름답고 역사 깊은 우리의 불교유산 등 다양한 자료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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