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내려놓자, 이제 마음 좀 비울 때도 됐잖아!” 일에 지친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늘어놓는 푸념 섞인 말 한마디. 업무에 지치고, 사람에 시달리고, 간절히 원했던 일들은 맘대로 되지 않아 속은 상하고, 마음속 무거운 짐인 ‘욕심’이라는 보따리를 내려놓고 싶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외치지만 막상 돌아서기가 그리 녹록지 않다.
▼컴퓨터 바탕화면에 보면 ‘휴지통’이라는 불필요한 파일을 버리는 곳이 있다. 휴지통에 담긴 파일 삭제 버튼을 클릭하면 원본 파일이 삭제돼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줄어들면서 이전보다 훨씬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들 마음속 휴지통도 이렇게 자주 비워 마음의 공간을 늘려줘야 한다. 분노, 질투, 시기, 미움 …. 온갖 것들로 가득 찬 쓰레기들을 제때제때 비워줘야 영혼이 맑아진다.
▼법정 스님은 이 세상에 태어나 얻는 돈, 집, 자동차 같은 물건이든 지위 권력 명예와 같은 것들은 언젠가는 모두 잃을 것들이라고 했다.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되고, 결국은 무엇인가에 얽매이고 얽히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스님의 말씀처럼 꽉 틀어진 집착이라는 아집을 내려놓고 여생을 맘껏 살아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마음속 휴지통을 비우고 나면 상처로 가득 찬 그늘과 불안 그리고 두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체면이나 명예 때문에 피곤해하거나 사소한 일로 자신을 힘들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번뇌하고 고민하는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생각하다 보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조금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준희(창원자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