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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삶 빼닮은 '꽃무릇' 길상사 물들여
- 기자명 정영석 기자
- 입력 2021.09.17 16:31
- 수정 2021.09.1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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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꽃말을 가진 꽃무릇이 서울 성북구 길상사를 붉게 물들였습니다.'무소유의 삶'을 몸소 실천한 법정스님의 법향을 다시 느끼고 싶어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현장을 정영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터 >붉은 빛깔 꽃들이 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서울 성북구 길상사에 찾아왔습니다.9월에 피어 10월 초면 져버리는 이 꽃무릇을 볼 수 있는 기간은 1년 통틀어 길어야 한 달.가을바람에 몸을 맡기고 경내를 거닐면 유난히 붉은 자태를 뽐내는 꽃무릇 앞에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집니다.[이정희 / 경기 부천: (코로나19로) 집에만 있으니까 우울감이 있었는데 친구와 함께 오니까 좋습니다.]꽃무릇에 취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진작가들은 한 폭의 수채화를 떠올립니다.[김숭묵 / 사진작가: 꽃 자체가 고귀해 보이고, 어딘가 모르게 사찰하고 어울리는 꽃인 듯합니다. 서울에서 가장 상사화를 예쁘게 볼 수 있는 곳이 길상사입니다.]꽃무릇의 이름은 여러 개가 있는데 사찰 주변에 많이 핀다고 해서 '절 꽃'이라고도 하고...꽃이 진 뒤에야 비로소 잎이 돋아나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해서 '상사화'라고도 불립니다.[윤무부 / 경희대 명예교수: 고창의 선운사, 불갑사 등에 (피는) 꽃무릇 혹은 상사화라고 부릅니다. 잎은 봄에 피고, 추석을 전후해 꽃이 핍니다. 꽃과 잎이 서로 못 만난다고 해서 상사화라고 합니다. 이렇게 빨갛고 예쁜 꽃은 드물어요. 그래서 저도 벼르고 있다 오늘 왔습니다.]사찰 입구에서부터 걸어올라 법정스님의 진영각까지...상사화란 이름을 되뇌이면서 법정스님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정성순 / 경기 구리: 애절하고 애틋함이 꼭 연인에게만 있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절대적인 분에게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습니다.]겉으론 화려한 듯 하지만 실상 길상사 꽃무릇은 소박함이 돋보여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스님의 삶과 닮아 보입니다.[김기홍 / 길상사 종무실장: 해탈과 열반에 대한 가질 수 없는 그리움, 그리고 길상사를 시주해주신 김영한 보살님과 백석 시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그리고 법정스님을 그리워하는 마음 이런 것들이 중의적으로 포함됐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성북동 길상사에 곱게 핀 꽃무릇이 법정스님의 법향을 느끼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곱게 물들이고 있습니다.BBS 뉴스 정영석입니다.(영상취재 / 강인호)정영석 기자 youa14@naver.com저작권자 © BB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출처 : BBS NEWS(https://news.bbs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