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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 승인 2022.04.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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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46화 둘은 ‘하나’에서 파생되어 나온 겁니다. 그러니 하나가 둘인 셈입니다. 이것이 삶의 큰 이치입니다.시계추의 양극성을 받아들이고 시계추의 한곳만을 향한 지향성을 받아들이며 시계추는 언제나 다시 되돌아온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하나가 곧 둘이고 서로 달리 보이는 둘도 결국은 하나이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이때 나와 전혀 다른 사람까지도 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도의 길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이 아름다운 무지개와도 같은 세상입니다.서로 다른 색이지만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무지개 같은 세상 말입니다.이런 태도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나와는 다른 종교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무척 꺼려지곤 합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법정 스님의 말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산에는 꽃이 피네》(법정)에 법정 스님이 자신과는 종교가 다른 가톨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글이 나옵니다.“명동성당에서 법정 스님을 초청해 가톨릭 신도들과 수도자 앞에서 법문을 들었습니다. 명동성당 설립 100주년 기념 강연회였습니다. 최초의 일이었습니다. 스님이 말했습니다.‘방금 신부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저 자신도 종종 수녀원에 가서 강론한 적은 있지만 이런 큰 성당에서 말하게 된 기회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저를 초대해주신 성당 측에 감사드리고, 성당 축성이 올해로 백 돌이 되는 해에 저 같은 사람을 이런 자리에 서게 해주신 천주님의 뜻에 거듭 감사드립니다.’”환호와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모두에게 큰 감동이 되었을 겁니다. 십자가 앞에 서 계신 스님의 모습은 보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훈훈히 적셔주었을 겁니다.불교계의 거목인 법정 스님이 자신의 종교와 전혀 다른 성당에 가셨다는 것이 놀랍습니다만, 이것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입으로 “이런 자리에 서게 해주신 천주님의 뜻에 거듭 감사드립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저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서로 다른 종교가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이것이 중도의 길입니다. 다른 종교까지도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사람 사이에 서로 다른 입장이나 이념이 두 사람을 갈라놓고 적으로 여기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해야 서로 다르지만 어깨를 나란히 하고 벗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때 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삶이 보장될 수 있습니다.이처럼 중도의 길은 지혜이고 행복에 이르는 길입니다.중도의 길로 들어서려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태도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때 불행한 삶에서 행복한 삶으로 발걸음이 옮겨집니다.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방송을 통해 우리들의 삶이 버거웠던 이유를 두루 살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힘겹게 했던 것들에서 벗어나는 지혜도 알아보았습니다.그리고 반면교사와 역지사지를 통해 갈등과 아픔을 치유하자는 배움도 얻었습니다.부디 행복한 삶의 주인이 되시기를 바랍니다.저작권자 © 인천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출처 : 인천in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http://www.incheon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