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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07-18

    [브릿지경제] [책갈피]꽃은 어디에나 핀다! 벌써 입적 12년, 법정스님의 ‘꽃한테 들어라’ - 2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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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꽃은 어디에나 핀다! 벌써 입적 12년, 법정스님의 ‘꽃한테 들어라’ 

입력 2022-05-08 15:38 


벌써 12년이다. 그 12년 동안 세상은 변화의 속도를 높였고 수많은 아이들을 잃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심화됐다.

지난 2년 전부터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염병의 창궐, 최근엔 개인의 욕심이 빚은 전쟁으로 지구촌이 신음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고요할 날 없이 고난과 분노가 뒤섞인 나날들을 보내면서 그 어느때 보다 따뜻한 말 한 마디, 작은 행복을 향한 깨달음이 더욱 절실해지는 시대다.

그래서 떠오른 이름 하나, 법정.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서 지혜를 배우고 깨달음을 얻었던 이 사회의 큰 어른, 법정스님이 입적한 지 12년이 흘렀다.

1994~2009년 16년 동안의 법정스님 육성 법문을 가려 엮은 법문모음집 ‘꽃한테 들어라’가 출간된다. 법정스님의 뜻을 이어 불일암과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를 지키고 있는 덕조 스님은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그 동안 맡아 보관하던 법문 기록을 공개한다” 도서 기획의도를 밝히며 “스님은 가셨지만 시공을 초월해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법문으로 우리에게 일깨움을 주신다”고 전했다.

법정스님의 육성 법문 영상 및 녹음 데이터 36편을 복원·복구해 정리한 오디오북 ‘법정스님 108법문 상(上)’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3월 공개된 ‘법정스님 108법문’ 중 녹취 및 문어 정리가 마무리된 ‘꽃한테 들어라’ ‘어디서 따로 찾는가?’ ‘무엇을 보는가?’ ‘오늘부터 산다’ ‘나서서 베풀어라’ ‘너를 믿는가?’ ‘무엇하는가?’ 등 13편의 글이 담겼다.

그 내용은 법정스님이 생전 늘 그랬듯 세상 모든 존재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꽃이 피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상상하며 돈타령하느라, 세상일에 휘말려 꽃이 핀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지금 사람들에게 얼마나 스스로답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를 묻는다. 그 물음 속에는 특정한 곳이 아닌 내 주변 어디에나 피는 꽃을 살피라는 따뜻한 조언이 깃들어 있다.

비오는 날의 일화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더운 날씨로 나눔의 미덕을, 문을 연 지 1년이 된 길상사를 통해 무소유와 다툼 없는 평화를, TV 속 지인에서 행복을 행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그렇게 입적 12년이 흘렀음에도 법정스님이 주변 존재에서 배우고 깨달았던 정신은 여전히 울림을 전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꽃밭에서 살고 있다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출처 : 브릿지경제(https://www.viva100.co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