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소유의 수행자 법정스님이 생전에 손수 만들어 사용했던 일명 ‘빠삐용 의자’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예비문화유산 선정증서 수여식을 갖고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 등 10건에 대해 예비문화유산 선정증서를 수여했습니다.
법정스님의 맏상좌이자 서울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은 예비문화유산 선정증서를 전달받은 뒤 “빠삐용 의자는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삶과 ‘무소유’의 가르침을 온전히 품고 있는 대체 불가능한 정신적 유산”이라며 “빠삐용 의자를 통해 스님이 남긴 삶의 향기와 가르침이 시대의 지혜가 되고, 미래세대의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빠삐용 의자’는 지난 1976년 법정스님이 송광사 불일암에 들어간 이듬해 땔나무로 직접 의자를 만들어 20년동안 사용했던 의자로 스님은 이 의자에 앉아 마음을 다스리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봤습니다.
법정스님은 당시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이 외딴섬에 갇힌 것은 인생을 낭비한 죄였다며 이 의자에 앉아 내 자신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는 뜻으로 빠삐용 의자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국가유산청에서 지정하는 예비문화유산은 제작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가치가 높은 것을 대상으로 지난해 대국민 공모전을 거쳐 올해 최초로 지정됐습니다.

예비문화유산 선정증서 수여식에 이어 예비문화유산 미래비전확립 학술포럼도 열려 ‘빠삐용 의자’ 등의 문화유산으로서의 활용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순천시는 앞으로 스님과 빠삐용 의자를 연계해 전통산사 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순례길 조성 등으로 법정스님의 정신을 국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 외에도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과 증서’,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를 돌본 마가렛과 마리안느 간호사의 치료와 간병도구,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유품, 1977년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원정대 물품 등이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