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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 22-11-18

    [BBS] 법정 큰 스님은 가셨지만...항상 제 마음을 들여다보며 살겠습니다

본문

양창욱입력 

2015.05.12 19:44

수정 2015.05.12 19:59

 

[BBS 양창욱의 아침저널]

'욕망을 쫓지 말고 소망을 따르라', '너희 빛깔로 너희 인생을 살라',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이 있는 한 나눌 것은 있다'
법정 큰 스님
양창욱: 11일 '양창욱의 아침저널' [FM 101.9 MHz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법정 큰 스님이 입적하신 지 5주기가 됐습니다. 조선대학교 디자인학부 고현 교수님이 길상사에서 추모전시회를 연다고 하십니다.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고현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예. 교수님 우선, 법정스님하고 생전에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는지부터 좀 설명을 해주셔야겠습니다.

고현 : 하하, 예. 법정스님이 서울 봉은사 다래원에 계시다가 1975년에 송광사 불일암으로 오셨는데 그 75년에 오실 때 원래 고려시대 때부터 있었던 자정암의 그 폐사지에, 완전히 폐사돼버렸는데 그거를 당신이 손수 지으셨죠. 그리고 나서 거기서 17년간 주사로 계실 때 제가 학교가 광주에 있다보니까 스님을 자주 좀 챙겨드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양창욱 : 예, 그렇게 해서 한 30년을...

고현 : 아, 네.

양창욱 : 예. 근데 뭐 갈 때마다 이렇게 매번 뵐 수 있는 분은 아니었잖아요?

고현 : 아이고, 그렇죠. 한 세 번 가면 한 번 정도 뵐 수 있고. 늘 당신이 이제 거기에 복거는 하고 계셨지만은 이런 일, 저런 일로 바쁘시다보니까 세 번 올라가면 한 번 정도는 챙겨드리고 안 계시더라도 그냥 거기서 한두 시간 이렇게 거닐곤 했습니다.

양창욱 : 아, 그냥 거기 거니시다가 그냥 오신 거예요? 못 뵈면?

고현 : 아, 네. 절이 좋은 곳이니까요.

양창욱 : 아, 예. 그렇죠. 불일암은 그런 곳이죠.

고현 : 네.

양창욱 : 이제 근데 이번에 법정스님 5주기 추모전시회, ‘불일암의 추억’이라는 것을 이제 길상사에서 여시는 거죠, 서울 길상사에서?

고현 : 네,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 이게 이제 5월 18일부터 26일로 저희들에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고현 : 네네.

양창욱 : 그런데 법정 큰 스님은 3월에 입적하지 않으셨나요?

고현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 스님께서는. 제 기억으로 그런데. 어떻게 5월에, 좀 늦어지셨네요?

고현 : 아, 네. 3월 11일로 입적을 하셨습니다만, 제가 금년 8월에 정년퇴임입니다.

양창욱 : 아이고, 예. 교수님께서. 예예.

고현 : 예예. 그래서 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 5월 달이고 그래서 일부러 지금 부처님 오신 날 식전에 스케줄을 그렇게 잡았습니다.

양창욱 : 예. 뭐 다른 무엇보다도 이 법정 큰 스님에 대한 추억으로 이번 전시회에 어떤 작품들이 전시가 될 지가 제일 궁금합니다. 예, 어떤 작품들이 전시될까요?

고현 : 네. 한 서른 대여섯 점 정도 낼 생각인데요. 한 35, 6점 중에서 한 30여 점 정도가 조계산, 송광사, 또는 불일암 등의 계절, 이제 사계, 4계절이죠. 4계절을 바탕으로 한, 감히 이제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합니다만은, 은사스님의 정신적인 공간을 함께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양창욱 : 예. 불일암 등의 사계를 담으면서 법정스님의 정신적 공간을 추억하고 무소유 정신을 기리는 거네요, 한마디로?

고현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 아휴 참. 이게 준비기간도 상당하셨을 것 같아요?

고현 : 네. 준비기간이 한 거의 한 7, 8년?

양창욱 : 아이고.

고현 : 예, 그렇게 됐습니다. 뭐 소품이에요. 큰 작품들이 아니고. 워낙 스님께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씀을 평소에 많이 하시고 그래서 그냥 10호, 6호, 아주 작은 그림으로 잡아버렸습니다.

양창욱 : 아, 더 어려우신 거 아니에요? 작은 걸로 이렇게 작업을 하시니까.

고현 : 네네. 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양창욱 : 예. 이게 참 저희들은 뭐 듣기만 하니까 이게 뭐 그러려니 하지만, 가서 직접 뵈면 감동이 또 다를 것 같고 그런 느낌이 듭니다. 교수님께서 추억하시는 법정 스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고현 : 그러게요. 하하.

양창욱 : 예. 어떻게 기억하고 계십니까?

고현 : 네. 국민들 대다수가 알고 계시듯이 저희들도 별반 다른 건 없는데 그래서 이제 지근거리에서, 턱밑에서 자주 뵙다보니까 불일암이 어떤 곳이냐라는 질문하고 거의 유사하게 제가 답을 드릴 수 있겠네요.

양창욱 : 예.

고현 : 예를 들어서 불일암은 스님이 재출가의 의미, 서울 봉은사 다래원에서 민주화 투쟁을 하시다가 다 놓아버리고 다시 재출가하는 의미로서 불일암에 들어오셨다라는 의미... 또 하나는 아주 작습니다, 불일암 암자가. 독거할 수 밖에 없는, 한 두 사람 밖에 지낼 수 없는 그런 작은 곳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 하나의 무소유를 상징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제 세 번째가 당신이 직접 지어서 거기서 복거를 17년간 하셨기 때문에 안식처의, 고향집 같은 느낌.

양창욱 : 아이고, 예.

고현 : 네. 그 세 가지가, 이제 재출가의 의미, 무소유의 의미, 안식처의 의미, 이런 의미에서 불일암을 저는 늘 담고 있었고 그런 각도에서 늘 은사스님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양창욱 : 아, 그러시군요. 예. 요번에 회고집도 같이 내신다고 들었습니다.

고현 : 아, 예. 그거는 예를 들어서, 책을 한 30여권 이상 내셨는데 그 책 속에서 나타나지 않는, 또는 법회를 많이 보셨지만 법회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어떤 스님의 본래 성품이라든지 이런 거, 또는 개인적인 습관이라든지 또 뭐 인간적인 모습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이제 결국 지근거리에 있는 제자들밖에 모르겠죠. 그래서 독자들은 그런 부분들을 더 궁금하게 생각하실 것 같고 그래서 그럭저럭 그냥 일기 식으로 이렇게 메모해 놓은 게 좀 있어가지고 그걸 풀다보니까 한 권의 책이 됐네요.

양창욱 : 예. 하하, 정말 법정스님 같은 말씀이세요. 뭐,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고, 또 그렇게 묶여지니까 또 책이 됐고 그렇군요.

고현 : 네,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예. 어쨌든 이번 법정스님 5주기 추모전, 원만하게 잘 회향됐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저도 꼭 가보겠습니다.

고현 : 아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양창욱 : 예예,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현 : 네, 고맙습니다.

양창욱 : 예. 법정스님 5주기 추모전을 준비하고 계시는 조선대학교 디자인학부 고현 교수님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양창욱 : 12일 '양창욱의 아침저널'[FM 101.9 MHz (서울)] 1부, '불교를 말하다' 시간입니다. 입적 5주기를 맞은 법정 큰스님 얘기, 어제에 이어서 계속 해보겠습니다. 조선대학교 디자인학부 고현 교수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고현 : 네, 안녕하세요.

양창욱 : 예,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고현 : 아, 네네.

양창욱 : 어제도 말씀을 나눴지만 18일부터죠? 추모전이?

고현 : 네. 18일부터 26일까집니다.

양창욱 : 네, 26일까지. 길상사에서 법정 큰스님 5주기 추모전을 여는데 이 작품들 좀 소개해주세요. 어제 이 작품 얘기 좀 하다가 말았는데...

고현 : 아, 네네. 한 36점 정도 선보일 생각이고요. 그 중에서 추상, 공심, 추모, 이런 제목으로 그려진 김수환 추기경님과 스님께서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라든지 담소하고 있는 모습 같은 것을 조금 그려보곤 했습니다.

양창욱 : 예. 그러고 보면 참 법정 큰스님은 생전에 이웃종교, 타 종교하고 교류나 이런 것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고현 : 아, 그럼요. 가톨릭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기독교, 힌두교, 무슬림. 또 성 프란치스코 성인 얘기, 크리스티나 무르티라든지 이런 종교들에 벽을 두질 않았어요. 늘 말씀하실 때 관심을 갖고자 하셨고 관심을 가지라고 그랬고 열린 마음으로 보라고 그러셨죠.

양창욱 : 예. 참 이웃 종교에 대한 어떤, 참 스스럼없이 대하시고 배려가 강했던 걸 보면 이웃 종교의 분들이 더 법정스님을 좋아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고현 : 하하, 그렇습니다. 돌아가실 때 보면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이 상당 부분 오셨고 그걸로 봐서도 타 종교에 대한 배려가 아주 불교에 못지 않으셨죠.

양창욱 : 예. 몇 달 전에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이해인 수녀님도 저희 아침저널에서 모셨는데 법정스님과의 각별한 인연에 대해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고현 : 그렇습니다.

양창욱 : 법정 큰스님이 그러셨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고현 : 하하하. 글쎄 당신 생각 자체가 워낙 열려있기 때문에 뭐 어떤 것에 격을 두거나 뭐 그런 지를 못해...

양창욱 : 아이고, 예. 전화가 끊겼군요. 다시 연결해주십시오. 조선대학교 디자인학부 고현 교수님과 법정 큰스님 입적 5주기를 맞아서 어제에 이어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지금 잠시 전화가 끊겼습니다. 전화 다시 연결됐나요? 예, 교수님.

고현 : 네네. 아휴, 죄송합니다.

양창욱 : 아닙니다. 이게 어찌 된 일이죠? 하하.

고현 : 하하.

양창욱 : 법정스님을 만나시고 나서, 한 30년 가까이 곁에서 이렇게 보시고 하셨는데 인생에서도 또 교수님 작품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고현 : 네, 그렇죠. 제가 30대 중반까지 이제 작가로서 담금질의 방황이 계속됐었죠. 이런 방법도 시도해보고 저런 것도 그려보고 하다가 스님을 침견하고 나서부터는 그리는 시간보다는 사유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게 됐고 늘 거꾸로 보기를 통해서, 그 말씀 드리자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만, 아무튼 거꾸로 보기라는 그런 특이한 방법을 통해서 고정관념을 탈피하라는 그런 개념...

양창욱 : 거꾸로 보기요?

고현 : 네, 그런 게 있습니다.

양창욱 : 간략하게 소개를 해주시죠. 또 저희가 그냥은 못 넘어갑니다. 하하.

고현 : 하하. 우리 왜 군대 가면은 “대가리 박아” 하는 거 있잖아요.

양창욱 : 아, 예예. 얼차려라고 하죠.

고현 : 예, 얼차려. 그렇게 밖을 바라보는 모습을 거꾸로 보는, 모든 사물을 거꾸로 보는, 그래서 그 고정관념화 돼있는 생각을 좀 내려놓고 다른 각도에서도 보라, 그런 것을 조금 배웠죠.

양창욱 : 아, 법정 큰스님에게서? 세상의 모든 사물을 좀 이렇게 고정관념으로 보지 말고 다른 시각으로. 예, 아이고, 전화가 또 끊겼군요. 어찌하여 이렇게 두 번이나 끊기는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전화 다시 연결해주십시오. 법정 큰스님 입적 5주기를 맞아서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조선대학교 디자인학부 고현 교수님과 얘기를 하던 도중에 전화가 끊겼습니다. 전화가 다시 연결이 됐나요? 어떻게 됐죠? 아직 안됐군요. 예, 됐습니까? 교수님?

고현 : 네네.

양창욱 : 예, 어찌 된 일일까요?

고현 : 하하.

양창욱 : 어찌 된 일이죠?

고현 : 이게 자꾸 끊어집니다.

양창욱 : 예, 전화가... 아, 예, 괜찮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계속, 거꾸로 보기까지 말씀해주셨습니다.

고현 : 네. 거꾸로 보기를 통해서 고정관념을 탈피하라는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고 그래서 그 때부터 30대 후반부터는 스님을 통해서 지금의 화상으로 이제 굳어지는 그런 계기가 됐죠.

양창욱 : 아, 지금의 화상. 그러면 지금 작품 세계의 어떤 그런 큰 틀을 법정스님을 통해서 이제 갖추게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고현 : 네네,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예. 우문처럼 느껴집니다만, 지금 시대에 우리가 되새겨야 될 법정 큰 스님의 가르침, 어떤 게 있을까요? 법정스님의 가르침들...

고현 : 아휴, 뭐 굉장히 많아서.

양창욱 : 굉장히 많죠?

고현 : 굉장히 많죠. 특히 이제 저희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던 것은 언행일치 또 필행일치, 덕행일치... 말씀, 행동이 일치하고 글과 행동이 일치하고 덕을 행함이 일치하고 그리고 이제 늘 가까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욕망을 쫓지 말고 소망을 따르라는 그런 말씀.

양창욱 : 캬, 그렇군요.

고현 : 네. 또 너희 빛깔로 너희 인생을 살라는 그런 말씀,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이 있는 한 나눌 것은 있다, 뭐 이런...

양창욱 : 예. 너희의 빛깔로 너희의 인생을 살라는 건 어떤 뜻일까요?

고현 : 남을 따르지 말란 얘기겠죠. 결국은 자기 개성대로 자기 일 하면서 자기 진심으로 살라는 그런 말씀이었을 거예요.

양창욱 : 예. 교수님께서 이렇게 쉽게 참 설명을 해주시지만 이게 보통사람들이, 보통 이렇게 쉽게 흉내 낼 수 있는 그런 경지가 아니잖아요, 큰 스님 하셨던 것들이.

고현 : 네네.

양창욱 : 그렇군요.

고현 : 근데 저는 그런저런 말씀들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고 늘 되새겨보는 말씀이 하나 있는데, 항상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 남의 마음 보려 하지 말고 지금 내 영혼은 맑은 상태에 있는지 항상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 그 말씀이 늘 참 기억에 남습니다.

양창욱 : 마음을 들여다봐라... 예, 그렇군요. 제가 또 언뜻 궁금해지는 게 그럼 이런 큰 스님의 스승님은 누구셨을까요?

고현 : 하하하하. 부처님이셨겠죠.

양창욱 : 아, 예. 하하.

고현 : 네. 가까이 있는 효봉 큰스님이셨습니다.

양창욱 : 아, 효봉 큰스님. 예, 맞습니다. 효봉 큰스님... 이렇게 참 큰 스님들 스승님 얘기가 나오면, 거의 이제 교과서급에 나오는 스님들이 등장하시곤 하시더라고요.

고현 :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 효봉 큰스님이 또 법정 큰 스님의 스승님이셨군요. 굉장히 많은 책을 쓰셨는데 남기신 건 얼마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고현 : 글쎄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스님이 <무소유>라든지 <영혼의 모음>, <서 있는 사람들>, 초창기 그런 책들부터 시작해서 <아름다운 마무리>라든지 <일기일회>라든지 이런 산문집 18권 정도, 법문집 11권인가? 한 30여 권쯤 쓰셨죠.

양창욱 : 예예. 그런데 그 책들을 지금 구하려고 하면 그렇게 쉽진 않다고 하더라고요. 직접 어딜 가서 구하려면.

고현 : 그렇습니다. 돌아가시면서 당신이 더 이상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 해서 절판을 원하셨죠. 유언으로 남기시는 바람에.

양창욱 : 아, 그러셨군요.

고현 : 네. 그래서 2010년 말까지만 찍고 그 이후에는 출판을 못하게 됐죠.

양창욱 : 예,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말씀 때문에 절판이 된 거군요.

고현 : 네네, 그렇습니다.

양창욱 : 예예. 교수님, 어제 오늘 정말 법정 큰 스님에 대한 말씀 참 잘 들었습니다.

고현 : 아이고, 감사합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양창욱 : 아닙니다. 정말 감사하게 잘 들었고요. 18일 날 추모전도 잘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고현 : 예, 감사합니다.

양창욱 : 지금까지 조선대학교 디자인학부 고현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양창욱 / wook141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