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6.03.04. 14:59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지난 20세기를 대표한 한 영적인 지도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 물질적 추구에만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게 탐욕입니다."
4일 오전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 설법전. 지난 2010년 입적한 '무소유' 법정 스님의 카랑카랑한 육성이 울려퍼졌다.
이날 법정 스님 6주기를 맞아 열린 추모법회에서 지난 2005년 2월 23일의 생전 동안거 해제 법문이 영상으로 소개된 것이다.
법정 스님은 탐욕에 대해 "물속에 있으면서도 목말라 하는 격"이라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모든 살아있는 존재가 나와 하나를 이뤘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고 했다.
또 "살아있는 모든 것은 한 뿌리의 가지다. 우리는 지구의 자식들"이라며 "덜 쓰고 덜 버리면서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정 스님 다비준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은 추모사에서 "(법정 스님이 입적하신) 2010년 3월11일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삶이 힘들수록,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스님이 그립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님은 저희에게 참 많은 것을 깨우쳐 주셨고 이 세상을, 이 자연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알려주셨다"면서 "스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그 가르침대로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법회에서는 법정 스님과 반세기를 함께 지낸 송광사 법흥 스님이 추모법문을 통해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회고하기도 했다.
평생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법정 스님은 2010년 3월11일 자신이 창건한 길상사에서 법랍 55세, 세수 78세로 입적했다.
오는 6일 오후 2시 길상사에서는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가 주최하는 시낭송 음악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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