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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11-21

    [한국일보] 법정 스님 시·칼럼·불교설화 14편 새로 발굴 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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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법정 스님 시·칼럼·불교설화 14편 새로 발굴

조태성 입력 2016.08.30. 12:57 댓글 0 

법정 스님.

법정 스님이 30대 초반 불교 언론에 발표했지만 책으로 출간하지 않은 시와 칼럼, 불교 설화가 새로 발굴됐다.

소설가 백금남씨 소설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에 법정 스님이 1963∼1968년 ‘대한불교신문’에 ‘'소소산인(笑笑山人)’이라는 필명과 ‘법정’이라는 법명으로 기고한 글 14편을 찾아내 실었다고 이 책을 내는 출판사 쌤앤파커스가 30일 밝혔다. ‘바람 불면 다시 오리라’는 2010년 백씨가 법정 스님 입적 직후 낸 ‘법정, 맑고 향기로운 사람’의 개정증보판으로, 스님이 출가해 열반에 들 때까지의 삶을 다뤘다.

당시 ‘어떤 나무의 분노’ ‘정물’ ‘먼 강물 소리’ ‘다래헌 일지’ 등 법정 스님의 미출간 시 9편을 발굴했던 백씨는 이번에 시 3편, 칼럼 4편, 불교 설화 7편을 추가로 찾아냈다. 법정 스님이 성철 스님의 은사인 동산 스님이 입적한 1965년 발표한 시 ‘식탁유감’ ‘쾌청’과 1968년 쓴 ‘봄밤에’ 등이 포함돼 있다.

‘봄밤에’는 몸은 속세에 묶여 있지만 정신은 해탈을 바라는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시다. ‘내 안에서도/ 움이 트는 것일까./ 몸은 욕계에 있는데/ 마음은 저 높이 무색계천.// 아득히 멀어버린/ 강 건너 목소리들이/ 어쩌자고 또/ 들려오는 것일까.//(중략)// 나도 이만한 거리에서/ 이러한 모습으로/ 한 천년 무심한/ 바위라도 되고 싶어.’

법정 스님은 칼럼에서는 불교계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1964년 세 차례에 걸쳐 쓴 ‘부처님 전상서’에서 종교인들이 중생의 길잡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가르치는 이나 배우는 사람들이 종교가 무엇인지, 혼미한 오늘의 현실에 종교인으로서 어떠한 사명을 해야 할 것인지를 풍문으로나마 들어본 적이 없다”고 꾸짖었다. ‘전국승려대회에 임하는 자세’라는 칼럼에서는 승려대회 개최에 반대하면서 “우리들이 종교인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처지에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숙고해볼 때 찬성할 수가 없다”고 이유를 말했다. 불교 설화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쉽게 풀어 쓴 것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