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스스로 행복하라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1-05-29 06:30:00 수정 2021-05-27 10:15:55
스스로 행복하라/ 법정 지음/ 샘터 펴냄
'사람의 심성은 마치 샘물과 같아서 퍼낼수록 맑게 고인다. 퍼내지 않으면 흐리고 상한다. 많이 줄수록 많이 받는다. 주는 일 그 자체가 받는 일이므로,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 줄 뿐이다. 사람을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우리들 안에 잠들어 있는 인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책 182쪽)
엄밀히 말하면 책은 이 코너의 명칭 '반갑다 새책'에 어울리지 않는다. 책은 이미 지난 2020년 지은이 법정 스님의 열반(2010년) 10주기에 맞춰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됐던 것으로 10만부 출간을 기념해 새로운 표지와 양장본으로 우리들 곁으로 다시 왔다.
알다시피 내용은 법정 스님이 남긴 글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가려 뽑아 1장 행복, 2장 자연, 3장 책, 4장 나눔으로 구성됐다.
"행복은 결코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 안에서 찾아지는 겁니다."
고된 일상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우리에게 법정 스님의 이 목소리는 몇 번을 되뇌어도 그립기만 하다. 책을 읽노라면 "우리는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 물으며 몸소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면서 깊은 울림을 줬던 법정 스님을 통해 집착에 사로잡혀 어떻게 살아갈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지혜를 준다.
일찍이 법정 스님은 "온갖 고통은 결국 집착에서 온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홀가분해져 있느냐에 따라 행복의 문이 열린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 등의 말로 세속의 중생들에게 무소유의 법문을 펼쳤다.
물질 충만의 시대에 강원도 산골 화전민이 살던 주인 없는 오두막에서 직접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면서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던 법정 스님이 아니었더라면 이들 글귀들은 한낱 공허한 말에 지나지 않았으리라. 백 마디 웅변보다 한 번의 행동이 주는, 이 깨달은 자의 일침은 욕망과 세속의 때로 얼룩덜룩한 마음을 청정한 계곡물로 씻어내는 듯 상쾌함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따뜻한 위로와 질타가 힘든 시기를 이겨낼 힘을 오롯이 전한다. 216쪽, 1만5천원
출처 : 매일신문(https://news.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