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고통은 결국 집착에서 온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홀가분해져 있느냐에 따라 행복의 문이 열린다.” 일찍이 무소유와 비움을 강조했던 법정 스님은 생애 마지막 시기를 강원도 산골의 오두막에서 땔감을 구하고 밭을 일구며 살았다. 불필요한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비움으로써 행복과 충만을 느끼는 삶을 몸소 실천했다.
법정 스님은 1976년 처음 발간한 산문집 「무소유」를 비롯해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버리고 떠나기」 「오두막 편지」 등 여러 저서를 출간하며 우리에게 사유의 기쁨과 마음의 안식을 선사했다. 하지만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법정 스님의 책들 대부분이 절판되면서 많은 이를 안타깝게 했다.
그의 글을 그리워하던 독자들을 위해 2020년 1월,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아 샘터는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은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협의해 대표 수필을 모아 「스스로 행복하라」를 출간했다.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으로 혼란하던 시기에 법정 스님의 글은 우리의 불안한 마음을 다잡아 주며 인내와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번에 선보이는 「스스로 행복하라」는 10만부 출간을 기념해 새롭게 표지를 바꿔 내놓는 양장 에디션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바람직한 삶의 자세는 ‘마음속 집착을 비우고, 자연과 가까이하며, 다른 이들과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다. 아울러 법정 스님은 “자기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삶을 스스로 일궈 나갈 때 진정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인 ‘스스로 행복하라’는 이런 가르침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책은 법정 스님이 남긴 글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수필들을 선별해 수록했다. 1장 ‘행복’에는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둬야 할지에 대한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담았고, 2장 ‘자연’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충만한 삶을 설파하는 글들을 한데 모았다. 3장 ‘책’ 편에서는 「어린 왕자」 「모모」 「희랍인 조르바」 등 책 속에서 발견한 지혜를 전한다. 4장 ‘나눔’은 “사랑한다는 것은 곧 주는 일이요, 나누는 일이다. 주면 줄수록, 나누면 나눌수록 넉넉하고 풍성해지는 마음이다”라는 나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소유는 집착으로 이어지기 쉽다. 과거보다 물질적으로 풍요해진 세상이지만 가진 만큼 온전히 행복을 느끼기 힘든 이유다. 법정 스님은 집착에 사로잡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이들에게 “가진 것만큼 행복한가”란 질문을 던지며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지혜를 가르친다.
“법정 스님의 말씀은 날 선 칼 같다”는 정채봉 작가의 말처럼 법정 스님은 소유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에는 따끔한 질타를 내리면서도, 이내 고된 일상에 지친 마음을 포근히 보듬는다. 삶의 진리와 철학이 담긴 그의 가르침은 현실에 허덕이며 아등바등 사는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행복과 만날 수 있는지를 일깨워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