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NEWS]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예비문화유산 지정 예고...무소유 정신 계승 -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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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예비문화유산 지정 예고...무소유 정신 계승
전경윤 기자
입력 2024.11.27 14:21
수정 2024.11.28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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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무소유를 실천한 수행자 법정스님이 생전에 손수 만들어 사용했던 일명 ‘빠삐용 의자’는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상징하는 유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 있는 법정스님의 의자가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는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전망입니다.
전경윤 기잡니다.
무소유의 수행자 법정스님이 생전에 송광사 불일암에 머물 당시 손수 만들어 사용했던 빠삐용 의자.
스님이 지난 1975년 송광사 뒷산의 작은 암자인 불일암을 짓고 생활하면서 땔나무로 직접 만들어 20년 동안 사용한 의자로 현재 스님의 사리가 안치된 불일암에 모셔져 있습니다.
법정스님은 이 의자에 앉아 마음을 다스리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봤습니다.
스님은 당시 영화 ‘빠삐용’의 주인공이 외딴섬에 갇힌 것은 인생을 낭비한 죄였다며 이 의자에 앉아 내 자신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는 뜻으로 빠삐용 의자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법정스님의 정신이 담겨있는 빠삐용 의자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예비문화유산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제작된지 50년이 안된 유물들을 대상으로 예비문화유산 찾기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 법정스님의 빠삐용 의자 등 모두 4건을 우수사례로 선정했습니다.
[덕조스님/서울 길상사 주지(법정스님 맏상좌)]
[국가유산청에서 올해 처음으로 예비문화유산을 응모를 했어요. 거기에서 총 13000여점이 했는데 4점이 선정됐는데 거기에 은사 스님의 빠삐용 의자가 선정이 된 것입니다.]
앞으로 전남 순천시와 송광사가 빠삐용 의자의 예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하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비문화유산 선정 여부를 우선적으로 검토받게 됩니다.
법정스님의 맏상좌 덕조스님은 서울 길상사에 무소유 문학관을 지어 불일암에 있는 빠삐용 의자를 옮겨와 전시하고 템플스테이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덕조스님/서울 길상사 주지(법정스님 맏상좌)
[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면 그냥 단순하게 보관할 수가 없잖아요. 기회 된다면 길상사에 법정 무소유 문학관을 만들어서 거기에다 보존하고 모든 분들이 무소유 의자, 그야말로 빠삐용 의자의 의미를 새기고]
국가유산청의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제작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장래에 등록문화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은 유산을 발굴해 보호하는 제도로 지난 9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종희/국가유산청 문화유산국장]
[기존의 문화재보호법은 이미 다 검증된 것들, 역사의 평가가 끝난 것들만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관리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것들 우리의 기억속에 생생한 것들도 문화유산으로서 지켜가야지만 미래에게 물려줄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사회적인 요구들이]
이번에 선정된 예비문화유산 후보에는 88 서울올림픽 개회식때 한 소년과 함께 등장했던 굴렁쇠와 1977년 한국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한 원정대의 물품, 40여 년간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위해 헌신한 고 마가렛 간호사와 마리안느 간호사가 쓴 물건들도 포함됐습니다.
[스탠딩] 법정스님이 육신의 옷을 벗어던진지 어느새 14년이 흘렀지만 스님의 무소유 정신, 멈춤과 비움, 나눔의 가르침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