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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 26-08-12

    [법보신문] 법정 스님 생활로 만나는 맑고 단순한 삶의 길 - 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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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 생활로 만나는 맑고 단순한 삶의 길


  • 불서
  • 입력 2026.03.06 11:00
  • 호수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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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이 사랑한 생활
백형찬 지음/파람북/368쪽/ 1만9000원

법정 스님이 열반하고 세월이 흘렀음에도 사람들 마음속에서 스님에 대한 그리움은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 ‘무소유’라는 단순하면서도 깊은 가르침으로 많은 이들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기에 그렇다. ‘법정 스님이 사랑한 생활’은 바로 그 삶과 정신을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수필가이자 인문학자인 백형찬이 집필한 책은 스님이 사랑했던 사물과 자연, 사람을 중심으로 그의 삶을 풀어낸다. 

저자는 젊은 시절 송광사에서 열린 ‘출가 4박 5일’ 수련에 참가하며 법정 스님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30여 년 동안 스님의 가르침을 배우며 그 삶을 가까이에서 바라보았다. 그 오랜 시간의 사유와 기억이 이 책에 담겼다. 책은 풀과 꽃, 나무, 동물, 차, 사람, 독서, 음악, 여행, 글쓰기, 생활소품 등 ‘스님이 사랑한 것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산중 오두막에서 스님과 함께 일상을 나누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 내려가게 된다. 

책 속에는 스님의 삶을 보여주는 여러 일화가 등장한다. 그 가운데 난초 이야기에서 ‘무소유’의 정신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잘 드러난다. 스님은 난초를 정성껏 가꾸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난초에 집착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미련 없이 난초를 다른 이에게 건네준다. 그 순간 마음이 놀랄 만큼 가벼워졌고, 그 경험을 통해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 갖는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르렀다.

자연 속에서 얻은 깨달음 또한 책 곳곳에 담겨 있다. 연잎 위에 맺힌 빗방울을 바라보며 삶의 이치를 깨닫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큼의 물만 머금다가 그 이상이 되면 스스로 흘려보낸다. 스님은 이 모습을 보며 인간 역시 욕심을 쌓아두기보다 때가 되면 비워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다. 이러한 자연 속의 사유는 법정 스님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수행의 방식이었다. 

‘법정 스님이 사랑한 생활’은 한 수행자의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책이다. 소유를 줄이고 삶을 단순하게 할 때 마음은 오히려 더 충만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스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되고,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는 맑고 단순한 삶의 길을 보여주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심정섭 선임기자 sjs88@beopbo.com

[1816호 / 2026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