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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08-12

    [동아일보] “먹이 남아 붓장난했네”… 글씨에 담긴 ‘인간 법정’의 情 - 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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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 남아 붓장난했네”… 글씨에 담긴 ‘인간 법정’의 情

  • 동아일보
  • 입력 2026-03-09 04:302026년 3월 9일 04시 30분

입적 16주기… 유필 등 100여점展
일상 편지-불일암 상량문 등 전시
법정이 손수 만든 ‘빠삐용 의자’도
덕조 스님 “지친 사람에 위안 줄것”

법정 스님이 지인에게 보낸 편지. 덕조 스님 제공
법정 스님이 지인에게 보낸 편지. 덕조 스님 제공
‘참 무심한 인이군 아무리 침묵이 금이라기로 그동안 건강이 어떤지 더러는 궁금했었는데 … 나는 일에 밀려 계절을 모르고 살았소 교생 실습에 신경이 많이 쓰일 줄 믿소 … 어제 밤 숲에서는 귀촉도가 웁디다 심신이 더불어 건강하시오 사월 스무여드레 래헌’(법정 스님이 지인에게 보낸 서간 중)

그리운 이름 법정(法頂·1932∼2010).

그의 입적 16주기(11일)를 며칠 앞둔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스페이스 수퍼노말 갤러리를 찾았다. 법정 스님이 세운 길상사 바로 앞에 있는 이곳에선 21일까지 그의 글씨와 편지, 사진 등 100여 점을 볼 수 있는 ‘우리 곁에 법정 스님, 붓장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은 그가 지인들에게 보낸 소박한 편지와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 사진 속 법정이 고독한 수행자의 모습이라면, 편지에서는 정(情)과 외로움 등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법정 스님의 맏상좌인 덕조 스님(길상사 주지)은 “스승님은 지인에게 편지를 쓸 때 늘 한지에 붓으로 써 보냈다”라며 “편지를 다 쓰고 먹이 남으면 그걸로 글씨(작품)를 쓰며 ‘먹이 남아 붓장난했네’라고 하셨다. 당신의 글씨 작품을 ‘붓장난’이라고 한 것은 그런 까닭”이라고 말했다.

1975년 전남 여수 불일암을 세울 때 암자를 지은 이유와 도와준 사람들을 기록한 상량문(上樑文)에선 그가 어떤 마음으로 수행자의 삶을 살고자 했는지를 볼 수 있다.

불일암 ‘빠삐용 의자’에 앉아 사색에 잠긴 법정 스님.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불일암 ‘빠삐용 의자’에 앉아 사색에 잠긴 법정 스님.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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