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화에게
맑게 개인 날 아침
청소하고 빨래하고 차 한잔 마시니 오두막의 살림살이가 아주 충만하네.
불일서점으로 보내준 책과 차 감사히 받았네.
송내과 보살님게 고맙다는 말 전해주게.
소로우의 '월든'을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자연의 은혜속에 사는 처지에 공감한 바가 컸네.
봄에 심어 놓은 묘목사이에 망초가 무성하게 올라오고 있는데
풀씨가 새들의 양식이 된다는 글을 읽고 나서 그대로 두고 보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게 건강한 여름이기를
93년 6월 19일
강원도 오두막에서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