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비가 내리듯 눈 고장인 이곳은 날마다 눈이 내리네
난로와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고 얼어붙은 개울에서 얼음장 깨고 물 길어오고
땔감 톱으로 켜고 도끼로 빠개고
반은 일과이고 반은 운동이라네
할 일 없으면 앉아서 나를 들여다보고 난로가에서 책도 읽고 차도 마시면서
산중의 겨울 정취를 음미하고 있네
요즘 밤으로는 달이 밝아 눈과 달이 뜰에 가득 차 방안에까지 비쳐들고 있어
자다가 자주 일어나 창문을 열어 보네
바깥은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지만 방안은 훈훈해서 지낼만 하네
사람 그림자 비치지 않아 내가 곧 산일 수 있네
오늘은 모처럼 밝은 햇살이 창호에 내리고 있네
좋은 겨울 보내게
94년 1월 27일 강원도 오두막에서 합장
대자화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