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나면서 밤으로는 풀벌레 소리가 한층 여물어지고, 밤하늘의 별자리도 또렷해졌다.
뜰에 내다놓은 돗자리에 누워 별을 쳐다보면서,
별과 달이 없다면 밤이 얼마나 막막하고 삭막할까를 생각했다.
별과 달은 단순히 어둠을 밝히는 빛이 아닐 것이다.
한낮의 분주한 활동을 통해서 지치고 메마르고 거칠어진 우리들의 삶을 푸근하게 감싸주고,
안으로 정서와 사유의 뜰을 넓혀주는 일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