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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07-05

    [현대불교신문] 신문 원고로 본 법정 스님 시대정신 - 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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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원고로 본 법정 스님 시대정신

  • 기자명신성민 기자  
  • 입력 2021.03.05 11:38 
  • 수정 2021.03.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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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동 불교신문 편집국장
법정 스님 주제 박사 학위
〈대한불교〉 원고 분석통해
시대정신 형성·전개 고찰

법정 스님(1932~2010)은 한국 현대사에 가장 영향력이 있었던 문사(文師)이면서 수행자였다. 스님이 글을 통해 설파했던 무소유 정신은 고도성장기 한국사회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금언(金言)이었다. 스님은 많은 글을 남겼고, 이중에는 현재 〈불교신문〉의 전신인 〈대한불교〉와 일간 신문들에 게재한 칼럼들도 있다. 이들 칼럼들은 수필가로서의 법정이 아닌 불교와 사회를 맑히기 위함에 목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법정 스님의 신문 칼럼은 스님이 보여줬던 시대정신의 궤적들을 확인할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여태동 불교신문 편집국장의 박사학위 논문 〈법정의 시대정신 형성과 전개과정 연구〉는 신문 발표 원고를 중심으로 법정 스님의 시대정신이 어떻게 형성되고 실제적으로 전개됐는지를 살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는 스님이 남긴 신문 원고를 바탕으로 사상적으로 법정 스님을 연구한 첫 논문이기도 하다.

1955년 출가한 법정 스님은 해인사에서 고려대장경을 공부하고 번역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웠고, 동국대 동국역경원과 인연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경전번역에 나섰다. 〈대한불교〉에 원고를 쓴 것도 비슷한 시기이고 이후 법정 스님은 주필과 논설위원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실제 주목할 것은 일반이 알고 있는 에세이이스트 법정이 아닌 언론인으로서 법정이다. 여 국장의 주장대로 “1960년대 불교교단의 혼란한 틈바구니 속에서도 유려한 글로 불교교단, 특히 조계종단의 발전을 위한 고언”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실제 법정 스님이 〈대한불교〉에 원고를 게재하며 주장했던 비판의식은 현재의 한국불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1970년 2월 28일자 〈대한불교〉에는 법정 스님의 ‘침묵은 범죄다-봉은사가 팔린다’ 칼럼이 실린다. 여기서 법정 스님은 현재 수용하는 삼보정재가 선사들의 피눈물나는 이면의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렇기에 지금의 우리는 정재를 수호할 의무는 있어도 팔 권리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 국장은 “불교회관 건립을 위해 봉은사 부지를 대량매각하려는 종단의 처사에 반대하는 법정 스님의 의지를 가득 담은 글은 명칼럼으로 평가된다”면서 “스님의 정론직필 주장은 삼보정재 유출을 비판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법정 스님의 그러한 논지는 60년이 지난 현재 판단할 때 천문학적 금액에 이르는 불교재산 유출을 막는 올바른 판단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조계종 재산이 망실되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법정 스님의 올바른 주장이 얼마나 소중한 가르침이었는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 국장은 법정 스님에 대한 사상적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 국장은 “법정 스님의 글은 철저하게 준비된 문장으로 한 문장의 글 속에는 반드시 이론적 근거와 실천적 방법이 들어 있었다”면서 “불교계가 하루 속히 ‘법정사상연구소’를 설립해 법정 스님의 사상을 활발하게 연구했으면 한다. 나아가 ‘법정학’이 정립돼 후세에 다양한 영역으로 전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성민 기자 motp79@hyunbul.com 기자의 다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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