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옷을 몇벌이나 갖고 계신가요? 1년이면 옷을 얼마나 버리시나요? 우리가 버린 옷은 어디로 갔을까요?”
계절에 따라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옷은 패션의 완성조건인 동시에, 우리의 일상 속에 의식하지 않고 사용되는 대표적인 물건이다. 아무렇지 않게 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려지는 이 옷들만 감소해도 기후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면 어떨까.
종교환경회의가 7월 27일 ‘생태위기를 해결하고 탄소중립사회를 만들어가는 종교인 대화마당’에서 ‘衣를 의식하라’를 주제로 대화의 장을 열였다. <법정 스님 숨결>의 저자인 변택주 작가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플렉스’를 주제로 포문을 열었고, 이어 20대 회사원 최수안씨가 ‘내 옷장을 부탁해’, <불편하게 삽시다>의 저자 권숙현 작가가 ‘속부터 미니멀리즘’을 주제로 최소한의 옷으로 패션도 지키고 지구도 살리는 해법을 공유했다.
대화마당은 무소유와 소욕지족의 종교철학으로 어떻게 옷을 사고 입을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종교환경회의는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와 오염, 기후위기 등 총체적인 생태위기 속에서 의류산업이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며 “옷은 단순하게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는 실용성을 넘어 다양한 문화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고 해당 주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대화마당에서는 헌옷의 활용 실태에 대한 심각성을 함께 전했다. 헌옷 수거함에 모인 옷의 95%는 인도와 캄보디아,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는데, 아프리카 가나의 칸타만토 시장을 우리나라 헌옷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매주 1500만개의 헌옷이 전해진다.
문제는 그 양이 상당하다보니 절반 가까이는 팔리지 않고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것.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강에 버리고 불에 태워 소각되는 헌옷으로 인해 시장 근처 강과 산이 헌옷으로 뒤덮혀 버린 상황이다.
종교환경회의는 “이렇게 많은 양의 옷들이 버려지는 원인은 과잉생산과 과잉소비”라며 “플라스틱을 재료로 한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버려지고 소각되는 옷들은 온실가스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어 진행된 각 주제발제에서 변택주 작가는 법정 스님의 물건 사용의 방식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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